포장의 나트륨 값은 잰 값이 아니라 표시값입니다
포장에 인쇄된 나트륨 값에는 실제 함량이 표시량의 120% 미만까지 허용되는 폭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표시값 합계가 기준선의 약 83%보다 낮을 때만 허용오차를 감안해도 기준선 아래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0mg 기준이면 표시값 합계가 약 1,667mg 미만, 즉 기준선보다 약 333mg 이상 낮아야 합니다. 그보다 가까운 차이는 넘었는지 가리기보다 기준선 근처로 읽는 것이 맞고, 반올림 단위가 만드는 차이는 제품 하나당 최대 5mg 정도로 작습니다.
먼저 기록하는 숫자가 어떤 값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영양성분표의 나트륨 칸은 제품 하나하나를 실험실에서 잰 값이 아닙니다. 제조사가 분석이나 계산으로 정한 값을 정해진 단위로 반올림해 인쇄한 표시값입니다. 체중계나 혈압계로 몸을 직접 잰 수치와 달리 표시값에는 처음부터 일정한 폭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제품의 표시값을 더한 하루 합계도 숫자 하나가 아니라 폭이 있는 범위로 읽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앱이나 기록장에 옮기면 1,745mg처럼 일의 자리까지 딱 떨어지는 합계가 나오지만, 더한 숫자 하나하나가 이미 반올림한 값이므로 합계의 일의 자리나 십의 자리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 폭은 주로 두 가지에서 생깁니다. 하나는 숫자를 반올림하는 단위이고, 다른 하나는 표시값과 실제 함량 사이에 허용되는 오차입니다.
비교할 기준선 두 가지와 표시값의 폭
하루 합계와 비교하는 기준선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영양성분표의 퍼센트(%)를 계산할 때 쓰는 나트륨 1일 영양성분 기준치 2,000mg입니다. 다른 하나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19~64세 성인 나트륨의 만성질환위험감소섭취량으로 제시해 온 2,300mg입니다(65세 이상은 이보다 더 낮게 제시됩니다). 2,000mg은 포장에 퍼센트를 표시하기 위한 계산 기준입니다. 2,300mg은 이 양 이하로 줄이면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제시된 값입니다. 섭취기준은 주기적으로 개정되므로 기록 기준으로 삼기 전에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최신 개정판에서 연령별 수치를 확인합니다. 두 값 모두 개인을 진단하는 기준이 아니며, 질환 때문에 따로 안내를 받은 분은 그 안내를 먼저 따릅니다.
표시값의 폭은 가공식품 영양 표시 기준의 다음 두 가지 원칙에서 생깁니다. 이 기준은 고시 개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최신 고시 내용으로 확인합니다.
- 반올림 단위: 나트륨은 120mg 이하이면 가장 가까운 5mg 단위로, 120mg을 넘으면 가장 가까운 10mg 단위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5mg 미만은 0으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 허용오차: 나트륨은 실제 측정값이 표시량의 120% 미만이어야 한다는 상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실제 함량이 표시값보다 적은 쪽에는 따로 하한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반올림 때문에 생기는 차이는 제품 하나당 최대 5mg 정도로 작습니다. 반면 허용오차는 표시값에 비례하므로 표시값이 클수록 폭도 커집니다. 예를 들어 표시값이 1,000mg인 제품은 기준상 실제 함량이 1,200mg 미만까지 허용됩니다. 이 폭은 기준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일 뿐이며, 실제 제품에 그만큼 더 들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는 실제 함량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합계의 위쪽 끝을 함께 적어 두면 기준선과 비교할 때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게 됩니다.
기준선 근처 합계와 날짜별 비교
아래는 표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계산한 하루 기록 예시입니다. 제품 이름 대신 종류만 적었으며, 숫자는 계산 과정을 보여 주기 위해 정한 가정값입니다.
- 컵 국물 제품 1개는 표시값이 1,050mg이고, 위쪽 끝은 1,260mg 미만입니다.
- 삼각김밥 1개는 표시값이 480mg이고, 위쪽 끝은 576mg 미만입니다.
- 크래커 1봉은 표시값이 115mg이고, 위쪽 끝은 138mg 미만입니다.
- 우유 200ml는 표시값이 100mg이고, 위쪽 끝은 120mg 미만입니다.
- 무가당 음료 500ml는 100ml당 0mg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반올림 전 값이 100ml당 5mg 미만이라는 뜻이므로 위쪽 끝은 25mg 미만입니다.
- 합계는 표시값으로 1,745mg이고, 위쪽 끝은 2,119mg 미만입니다.
이 예시에서 표시값만 더하면 1,745mg으로 2,000mg보다 255mg 적습니다. 그러나 기준상 허용되는 폭까지 넣으면 위쪽 끝은 2,119mg 미만이 되어 2,000mg을 넘는 범위까지 걸칩니다. 따라서 이날은 '2,000mg 미만 확정'이 아니라 '표시값 기준 1,745mg, 기준치 근처 범위'로 적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를 일반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0으로 표시된 제품을 빼면, 표시값 합계가 기준선의 약 83%(1을 1.2로 나눈 값)보다 낮을 때만 위쪽 끝까지 기준선 아래에 머뭅니다. 기준선이 2,000mg이면 표시값 합계가 약 1,667mg보다 낮아야 하고, 2,300mg이면 약 1,917mg보다 낮아야 합니다. 즉 표시값 합계가 기준선보다 약 17% 이상 낮아야 하며, 2,000mg 기준이면 약 333mg, 2,300mg 기준이면 약 383mg 이상 차이가 날 때 의미 있는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예시에서 아래쪽 끝을 따로 계산하지 않은 이유는 나트륨에는 하한 쪽 오차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함량이 표시값보다 적을 수도 있지만, 그 폭은 기준으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록할 때는 표시값을 아래쪽 기준점으로 삼고 위쪽 끝만 따로 적는 편이 계산이 단순하고 일관됩니다.
날짜끼리 비교할 때는 사정이 다릅니다. 같은 제품을 같은 양만큼 먹은 날끼리는 허용오차가 양쪽에 똑같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표시값 합계의 차이는 대체로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의 차이를 반영합니다. 반대로 먹은 제품이 크게 다른 두 날의 합계 차이가 표시값 합계의 약 20% 안쪽이라면, 기록만으로는 실제 섭취량 차이인지 표시 폭 안의 차이인지 가리기 어렵습니다. 하루치 숫자 하나로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판단하기보다 일주일 이상의 흐름을 보는 것이 무리가 적습니다. 기록 수치의 변화는 식습관을 돌아보는 참고 자료로만 쓰고, 몸 상태 변화를 설명하거나 진단하는 근거로는 쓰지 않습니다.
표시값과 위쪽 끝을 나란히 적는 방법
기록장에는 제품마다 다음 세 칸을 두면 충분합니다.
- 표시값 칸에는 영양성분표에 인쇄된 mg 값을 먹은 양 기준으로 바꿔 적습니다.
- 위쪽 끝 칸에는 표시값에 1.2를 곱한 값을 적습니다. 0으로 표시된 제품은 기준 단위당 5mg 미만으로 보고, 여기에 먹은 양이 기준 단위의 몇 배인지를 곱합니다.
- 기준 단위 칸에는 100g당, 1회 섭취참고량당, 총 내용량당 가운데 무엇을 기준으로 값을 바꿨는지 적습니다.
기준 단위 칸이 필요한 이유는 먹은 양으로 바꿔 계산할 때 반올림 폭도 함께 커지기 때문입니다. 100g당 115mg으로 표시된 제품을 250g 먹었다면 표시값 기준 섭취량은 287.5mg입니다. 그런데 반올림 전 값의 폭인 앞뒤 2.5mg도 2.5배가 되어 앞뒤로 각각 약 6mg까지 넓어집니다. 크지 않은 폭이지만 같은 제품을 여러 번 더하면 쌓입니다. 또한 0으로 표시된 음료나 소스를 많이 먹은 날에는 0을 그대로 더하지 말고 위쪽 끝 칸에 따로 반영해 두면 합계의 근거가 분명해집니다.
일주일 단위로 정리할 때는 두 줄을 함께 적습니다. 첫째 줄에는 7일 동안의 하루 표시값 합계 평균을 적고, 둘째 줄에는 위쪽 끝 합계가 기준선을 넘은 날의 수를 적습니다. 표시값 평균이 내려가면서 기준선을 넘은 날의 수도 함께 줄었다면, 표시 폭을 감안해도 섭취가 같은 방향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평균만 조금 내려가고 기준선을 넘은 날의 수가 그대로라면, 그 변화가 표시 폭 안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도 함께 염두에 둡니다.
내 기록이 전체 평균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면 질병관리청이 국민의 식품·영양 섭취 실태를 조사해 공개하는 통계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통계는 조사 방법이 개인 기록과 다르므로, 숫자를 직접 맞대기보다 내 섭취량이 대략 어느 쪽에 있는지 가늠하는 데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영양성분표가 없는 외식이나 집밥은 이 방법으로 폭을 정할 수 없으므로 표시값 기록과 섞지 않고 따로 표시해 둡니다. 혈압 등 건강 문제로 나트륨을 관리하라는 안내를 받은 분은 이렇게 정리한 범위 기록을 상담 자리에 가져가 함께 해석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